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사건을 보다, 시작하겠습니다. <br> <br>1991년 대구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 5명이 11년 뒤 모두 유골 상태로 발견된 사건 일명 '개구리 소년 사건'으로 불리죠. <br> <br>타살로 결론 났지만 끝내 범인은 못 잡고 지난 2006년 공소시효가 끝났는데요. <br> <br>30년 이상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. <br> <br>사회1부 정현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. <br><br>Q1. 정 기자,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있죠. <br><br>발단은 지난 3월 발간된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. <br> <br>실종 당시 경찰 수사 실무책임자가 소년들의 사인을 저체온증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. <br> <br>산에서 길을 잃고 비까지 맞아 체온을 잃은 소년들이 숨을 거뒀을 거라는 가설을 편 겁니다. <br> <br>그간 타살로 봤던 법의학자의 결론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라, 온라인에서 사인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점화됐습니다. <br><br>Q2. 살해냐 사고냐,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얼마 전 범행 도구에 관한 새로운 주장도 나왔죠? <br><br>네,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개구리 소년 사건에 쓰인 도구를 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. <br><br>공업용으로 쓰이는 전문가용 자인 '버니어 캘리퍼스'를 범행 도구로 지목했는데요. <br><br>버니어 캘리퍼스는 길이를 측정하는 용도로 금속 다리 두 개가 달려 있는데 그 뾰족하고 날카로운 끝 부분으로 소년이 공격당했을 거라는 가설입니다. <br> <br>논란이 커지자 지금은 이 글, 지워진 상탭니다. <br><br>Q3. 숨진 소년의 유골에서 외상 흔적이 발견됐었기 때문에 이 글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것 같아요. <br><br>네 실제로 숨진 소년 중 고 우철원 군의 두개골에는 외상 흔적이 25군데나 발견됐죠. <br> <br>이 가운데 10여 개는 실제로 날카로운 물체에 찍힌 듯한 자국이었는데요. <br> <br>일부 범죄심리학자도 버니어 캘리퍼스로 공격당해 생긴 흔적이라는 주장 설득력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. <br><br>Q4. 전문가인 법의학자들도 동의하는지, 정 기자가 취재해 봤죠? <br> <br>네 결론부터 말하면 신빙성이 낮은 주장이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. <br><br>버니어 캘리퍼스는 손잡이가 없는데, 이걸로는 사람 머리를 10여 회 내려쳐 목숨을 빼앗기가 쉽지 않다는 건데요. <br><br>앞서 유골을 분석했을 때도 두개골에 남은 흔적은 버니어 캘리퍼스에 찍혀 생기는 흔적과는 다르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. <br><br>경찰이 버니어 캘리퍼스를 범행 도구에서 제외한 이유입니다. <br> <br>[경찰 관계자] <br>"제보가 있어서 수사본부에서 충분한 수사를 했죠. 두개골에 관련된 손상과 일치하지 않는다…" <br><br>Q5. 그렇다면 뭘로 난 상처일까요? <br> <br>2002년 법의학자들은 '사각형 모양의 예리한 흉기'라는 감정 결과를 내놨습니다. <br> <br>호미, 드라이버, 송곳 같은 흉기로 돼지 머리에 상처도 내봤는데 사망자의 두개골에 난 흔적과는 달랐다고 합니다. <br> <br>결국 범행 도구가 뭔지는 지금도 정확히 밝혀지진 않은 상태입니다. <br><br>Q6. 숨진 소년들의 유족들은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했겠어요. <br><br>네, 제가 고 우철원 군 아버지와 통화를 해봤는데요. <br> <br>어떤 제보든 감사하다면서도,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. <br> <br>[우종우 / 고 우철원 군 아버지] <br>"추측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뭘 좀 알고 주위에 이야기를 듣고 그랬는지… 답답하죠. 수사가 좀 됐으면 싶은 생각이 들죠." <br> <br>경찰은 2019년 미제가 된 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죠. <br> <br>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여러 가설을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받는 방안 등을 포함해 진실 규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. <br><br>죄 없는 소년들이 타살됐는데 범인도 못 잡고 책임도 묻지 못하니 30년 넘는 세월이 지나도록 사람들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거겠죠. <br> <br>하루빨리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좋겠습니다. <br> <br>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.
